<문제>
그림과 같이 물체 A를 높이 4h인 지점에서 가만히 놓았더니 A가 마찰 구간 Ⅰ을 지나 높이 h인 평면에 정지해 있던 물체 B와 충돌한다. 충돌 후 A는 다시 Ⅰ을 지나 점 p에서, B는 마찰 구 간 Ⅱ를 지나 점 q에서 속력이 0이 된다. 수평면으로부터 높이는 q가 p의 2배이다. 충돌 직후 A, B의 운동 에너지는 각각 E, 3E이고, 충돌에 의해 손실되는 역학적 에너지는 없다. A가 Ⅰ을 한 번 지날 때 손실되는 역학적 에너지와 B가 Ⅱ를 지날 때 손실 되는 역학적 에너지는 E0 으로 같다. 질량은 B가 A의 3배이다.
E/E0는? (단, 물체는 동일 연직면상에서 운동하고, 물체의 크기, 공기 저항, 마찰 구간 외의 모든 마찰은 무시한다.)
<선택지>
① 1/3 ② 11/21 ③ 4/7 ④ 7/9 ⑤ 21/23
[킬러 문항에 대한 고찰 - 문제 내용관 무관. Skip 가능]
이 문제는 딱 봐도 어렵다. 뭐랄까 앞의 문제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화가 난다.
화가 난 김에 잠시 나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다행히 부지런한 어머니, 아버지를 두었던 덕에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능력과 성품이 출중한 동료들 속에서 안락하게 지내왔다.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직장 생활 또한 부득이 종종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있기기 마련이다. 짧지 않은 조직 생활을 격으면서 한 가지 터득한 지혜는, 누군가 때문에 내 마음에 화가 날 때, 최선은 일단 그 사람과 말을 해보는 것이라는 것이다. 말을 해보면 대부분 그 사람이 내게 까칠하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드러난다. 일단 원인을 알게 되면 운신의 범위가 늘어나게 된다. 공격이나 보복을 하든 합의점을 찾아 공동 대응을 하든, 일단 원인을 알고 나면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나의 대처는 훨씬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최악은 아예 그 사람과의 소통을 끊어 버리는 행동인데, 결국 일은 파국으로 가게 되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것은 나 아니면 그사람이 되며, 그 가능성은 대략 50:50이 되는 편이다. 잡담이 길었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라니. 앞서 킬러 문제의 내용이 화가 난다고 했었다. 화가 나면 깊이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킬러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우선 이런 문제 유형의 가장 큰 특이점은 초기 조건을 이용해 물체의 운동을 순차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신 미래의 관측 결과를 조합해서 과거의 사건들을 역추적해 나가는 성격의 문제다. 마치 사건 현장의 작은 단서를 조합해서 범인을 특정하는 탐정이나 수사관의 활동과 유사하다.
초기 조건에 따라 물질계의 동작을 순차적으로 따라가는 일반적인 문제 풀이 활동이 대낮에 편의점의 좀도둑을 뒤따라가는 일선 경찰관의 업무와 같다면, 킬러 문제 풀이는 살인 현장에 등장해 미지의 범인을 특정해 나가는 강력계 수사관 또는 명탐정 코난의 활동과 같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이제 한 번 덤벼 볼 마음은 생겼다.
좀 더 조사해 보니 이런 형태의 문제 접근 방식을 역문제(inverse problem)라고 부른다고 한다. Inverse Problem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위키피디아(https://en.wikipedia.org/wiki/Inverse_problem)를 참고하기 바란다.
[풀이]
이제부터 화를 가라 앉히고, 문제를 차분히 읽어 보자.

| 단계 | 설명 | A의 총 에너지 | B의 총 에너지 |
| 1 | 최초 | 4mgh | 3mgh |
| 2 | 에너지 변화 | -E0 | |
| 3 | 충돌 직후 | mgh + 0.5mv2 | 3mgh + 1.5mv2 |
| 4 | 에너지 변화 | -E0 | -E0 |
| 6 | 최고 높이 정지 | mgx | 6mgx |
이 문제는 줄창 에너지의 증가, 감소, 교환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 있다. 위의 표는 에너지 관점에서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 본 것이다.
[단계 1] 최초에 물체 A, B는 멈춰 있었다. 따라서 이들이 가진 에너지는 위치 에너지가 전부다.
[단계 2] B가 h 높이에 멈춰 있었고, A가 달려왔는데 오는 동안 에너지를 E0만큼 잃었다.
[단계 3] 그리고 A는 B에 충돌했는데, 충돌 전후 에너지가 보존되었다고 한다. 충돌 후 A와 B의 운동 에너지 비가 1:3이라 했다. A와 B의 질량 비가 1:3이므로 운동 에너지 비가 1:3이 되려면 둘 사이의 속도가 같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vA = vB = v).
[단계 4] 이제는 A와 B가 각각 E0만큼 에너지를 잃었다.
[단계 5] A와 B는 이후 최고 높이까지 올라가서 일시 정지하였는데, 일시 정지한 순간이 일치하는 지는 문제에서 주어지지 않았다. 다만 각자 임의의 순간에 최고점에서 멈췄는데, 이 때의 상황으로 우리는 A, B의 역학적 에너지 총량 비를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1:6으로.
아직은 문제를 풀기에 용이하지 않다. 또 화를 내볼까? 농담이다.
이제부터 또 한 번 상상의 나래를 펼칠 시간이다.
[변수를 상수로 대체?] 이 문제에서는 m, g, h를 각각 상수 1로 대체할 수 있다. 잘 보면 시스템에 초기 조건으로 주어지는 에너지의 총량이 m,g,h에 각각 정비례한다. 따라서 m,g,h = 2,2,2에 대해 푼 결과값 x는 m,g,h = 1,1,1에 대해 푼 결과 x 보다 2배가 될 것이다. 그래서 표를 다시 고쳐 보면 다음과 같이 된다.
| 단계 | 설명 | A의 총 에너지 | B의 총 에너지 |
| 1 | 최초 | 4 | 3 |
| 2 | 에너지 변화 | -E0 | |
| 3 | 충돌 직후 | 1 + E | 3 + 3E |
| 4 | 에너지 변화 | -E0 | -E0 |
| 6 | 최고 높이 정지 | x | 6x |
이제 좀 풀만한 방정식이 나왔다.
7 - E0 = 4 + 4E --> 최초의 총 에너지에서 E0를 빼면 충돌 직후 AB 에너지 총합과 같다.
1 + E - E0 = x --> 충돌 직후 A에너지에서 E0를 빼면 A가 최고 높이에서 정지했을 때의 위치 에너지와 같다.
3 + 3E - E0 = 6x --> 충돌 직후 B에너지에서 E0를 빼면 B가 최고 높이에서 정지했을 때의 위치 에너지와 같다.
6 + 6E - 6E0 = 6x
3 + 3E - E0 = 6x
3 + 3E = 5E0
4 + 4E = (20/3) E0
7 - E0 = (20/3) E0
E0 = 21/23
E = 12/23
E/E0 = 12/23 × 23/21 = 12/21 = 4/7
그래서 답은 3번이다.




[출처: 2026년 7월 모평/모의고사 고3 물리1 2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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